[본편_1] 왜 베이징이냐고? 190524




베이징은 원래 계획도시라서 자금성故宫을 중심으로 네모반듯하게 생겼다. 11시 정도였고 날씨는 덥고 건조하며 미세먼지는 안 좋음.


출국장 나오면 MAAN COFFEE가 있다. 원래는 별다방 가려고 했는데 캐리어 끌고 나오니 멀어서 그냥 여기 갔음. (그리고 10박 11일동안 내가 여기를 몇번이나 갔는지 정말......)
생각보다 괜찮았고 D는 아아, 나는 카페라떼.
카페라떼는 RMB 29. 5천원 정도 가격이었음.




베이징수도공항 유료시내버스 10번을 탔다.
왕푸징 방향이었고, 묵을 숙소가 10번 버스 종점이라서 탔다. 공항버스 티켓은 공항을 나오면 있고 물론 홈페이지에서 어디서 타고, 어디에서 티켓을 살 수 있는지도 확인 가능함.
공항버스비 편도 RMB 25.
위 사진은 공항버스에서 찍은 사진. 이용하는 사람이 대부분 중국인이었고, 좌석점유율은 높지 않았다. 널널한 낮시간대여서 그랬을지도.


숙소 도착후 예치금deposit押金을 냈다.
중국 여행할 때 이게 좀 짜증나는데 마지막날 아침 비행기면 특히 많이 언짢음. 며칠을 묵는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데 요즘은 카드가 되는 곳이 많지만 아직도 북경엔 현금만 받는 호텔이 꽤 있다. 일단 이 호텔에서는 2박 3일이었고 押金은 RMB 500. 현금으로 지불했음.
호텔 사진이 없는데 그냥 저냥 묵기 좋은 정도. 예전에는 유명세를 떨쳤으나, 현재는 왕푸징에 위치했다는 점, 호텔 근처 2분 거리에서 공항버스를 이용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에 이용객이 많은 듯 하다. 캐리어 두고 첫날 일정 곧바로 시작했다.
위 사진은 웨이공춘魏公村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는데 보인 주유소 표지판. 加油가 힘내라는 뜻도 있는데 뭔가 힘내러 가는 곳이라는 느낌이라 귀여워서 찍어봄.



5월 24일 미세먼지 엄청 안 좋았음. 180 이었던가 미세먼지 어플에 수치가 안 좋게 나옴.
게다가 32도 정도의 날씨와 햇빛에 괴로웠다.
비행기 시간 덕에 일찍 일어나느라 안 그래도 힘들었는데 날씨 공격에 머리아프고 눈 따갑고. D와 나는 추억이고 나발이고 실내에 들어가서 배를 채우자고 합의했다. 요즘 이 구역에서
핫하다는 우산 식당에 가서 카오위烤鱼를 시켰는데 기대와 달리 별로였음. 생선요리 좋아하는데 양념이 생선과 어울리지 않았고 맛이 생선살과 따로 놀았다.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西红柿炒鸡蛋




糖醋里脊라는 요리인데 탕수육이랑 비슷하지만 신맛이 조금 더 난다. 실패하지 않는 메뉴인데 물엿의 단맛이 싫은 사람에게는 호불호가 있더라(해당되는 人 : 자매님).




2011년에 교환학생으로 왔던 대학 건물을 둘러봤다. 새 건물도 생기고 연못도 만들고.
추억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 않는다.



제일 좋아하는 버블티 브랜드인데 2011년, 2015년도의 가격이 아니더라도 한국에 비해 저렴하긴 하다. 2011년엔 아주 작은 take-out만 가능한 곳이었는데 이제는 반대편에 큰 가게를 냈더라. 심지어 내부는 엄청 넓고. 요즘은 다들
앱으로 주문배달을 해서 카운터 앞에는 배달 주문 때문에 오신 기사님들이 많음.



한바퀴 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사진찍음.
근데 마스크 끼고 돌아다녀서 그런지 겁나 덥고 무엇보다 불쾌지수 폭발해서 D랑 말을 몇마디 안 하고 돌아다님.



베이징 지하철에서 먹는 행위가 금지되다니!
과연 이게 잘 지켜질까 의심이 들었지만 어쨌거나 이런 규칙이 생겼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지하철을 타고 와서 숙소에 도착 후, D와 나는
3시간 반 정도를 기절하듯 잤다. 자고 일어나니 9시 정도여서 생각했던 일정은 하나도 당연히 전부 취소였고,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숙소 근처에서 저녁을 먹자고 했다. 내 식당 목록에 있던 外婆家를 갔다. 늦게까지 영업했는데 밥만 준다면 감사하다고 절도 할 수 있을 상태였다.


맛있었다. 새우가 작았지만 무난했다.



샤오롱빠오 맞음. 아는 맛. 맛있었음.


감자채를 실처럼 얇게 쓴다고 해서 土豆丝라고 함. 맛있었는데 배가 불러서 많이 못 먹음.



이게 제일 비싼 거였는데...... 여기 대표메뉴랬는데...... 직원에게 추천받았으나 소고기가 너무 느끼했다. 양은 많은데 간도 이상했고. 한점 집어먹고 D랑 둘 다 빠르게 제외한 메뉴. 왼쪽의 빵은 소가 아무것도 없는 馒头라고 그냥 맨빵인데 난 안 좋아함. 아무맛도 없는 빵 무슨 맛으로 먹지?




사진에 없는 수박주스와 흰쌀밥과 망고요거트까지 먹었다.




나와서 해피레몬에서 파인애플 레몬쥬스를 RMB 16에 샀고 상큼하고 시원하고 존맛.

숙소 오는 길에 편의점全家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요거트와 물, 칭따오 두 캔을 사왔다.
샤워하고 졸리는 눈꺼풀을 부여잡고 맥주를 한 캔은 비우고 자야 해외여행이니까.

아래는 RMB로 적어둔 5월 24일 쓴 돈이다.
내가 가계부 담당이었으니까.


5.24
29 MAAN COFFEE 咖啡latte
25 10호선 왕푸징 방향 공항버스비
500  프라임호텔 보증금
217 우산식당
18.4 세븐일레븐 요거트
175 外婆家
16 해피레몬  파인애플레몬쥬스
38  편의점 물+요거트+칭따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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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야지 써야지 했는데 이제 본편 하루치 겨우
썼다. 와 진짜 남들 이거 어떻게 하는 걸까. 이 귀찮음과 번거로움을 견디고 여행 기록 남기는 사람들 대단하다.


생일 선물 할부

생일 전 날에 사촌동생이 전화를 했다.
"누나, 내일 생일인데 선물 뭐 갖고 싶어? 내가
사주기로 했잖아."
내가 네 녀석 레고를 몇 상자를 사줬냐며 우리도 공평해질 필요가 있다며 이번 내 생일선물은 반드시 으리으리한 걸로 받아야겠다고 으름장을 놓긴 했었다. 그게 올해 초였던가.
사실 진짜 사주리라 생각 못 해서 꽤나 당황했다. 그러고는 막무가내로 말을 내뱉었다.
"누나가 큰 게 가지고 싶은데. 시리즈로 말이야. 할부로 사줄 수는 있지?"
"......뭐? 뭐라고?"
그러더니 수화기 저편에서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는 막내이모가 무심하게 "그럼 물어봐"하는 소리도 들었고. 일이분 후에 다시 사촌동생이 말하길
"누나, 근데 할부가 뭐야?"
순간 폭소를 참느라 입술을 한두번은 깨물었던 것 같다. 11살짜리 사촌동생의 순진한 질문이 귀여웠다.
"사고 싶은 게 있는데 비싸서 돈을 오늘 반 정도 쓰고 다음주에 반 정도 쓰는 거야."
"아...... 그럼 반반씩 나눠 내는 거구나?"
"아니야. 1:9로 낼 수도 있고 9:1로 낼 수도 있어. 할부로 사줄 수 있겠어?"
이번에는 아까보다 좀 더 긴 침묵이 이어졌고.
"될 거 같기도 하고......"
혼자서 ㅋㅋㅋㅋㅋ를 얼마나 참았는지 모르겠다. 돼지저금통 배를 가를 거라고 이모부와 대기하고 있다고 말하더니 갑작스런 할부 요청에 난감해하는 목소리라니.
"누나가 엄청 비싼 거 말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건 엄마가 이번 한번은 모자라는 돈은 도와주기로 했어!"
사촌동생과 나이차이가 꽤 나는데,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이라고 사회생활을 어른처럼 하지만 우리 자매 앞에서는 곧잘 아기가 된다.

생일 전날 이유를 모른 채 우울감에 빠져 있었는데 이 짧은 통화로 유쾌한 기분으로 잠들 수 있었다. 산다는 건 재미없는 일만 가득한 창고에다 재미있는 일을 한켠에 차근차근 쌓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 생일 선물은 아직 받지 못했다. 사촌 동생이 할부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아직 하고 있는 중이라서.


[프롤로그] 왜 베이징이냐고?

베이징이 좋다.
한 달 살기를 하고 싶은 도시=베이징,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10대나 20대를 온전히 보내고
싶은 도시=베이징, 거지같은 회사 업무로 진이 빠질 때 가고 싶은 도시=베이징.
중국이 좋냐고 묻지 말고 베이징이 좋냐고 물어봤으면. 그럼 고민없이 대답해줬을텐데.
등신같은 회사를 일년 못 채우고 퇴사하게 되었을 때도 걱정보다 기쁨이 앞섰다. 5월초부터 여름이라는 베이징이지만 5월말에 베이징에 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네번째 베이징 여행에서 전보다 애정이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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